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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과의 결혼 생활 : 착한사람증후군

by 프로궁금러임 2023. 11. 9.

 

‘괜찮아.’’좋아.’ ‘상관없어’. 예스맨 우리 남편의 단골멘트다. 연애 때부터 내가 메뉴를 말하면 늘 좋다고 했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으로 차를 몰았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언제나 거절을 모르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아주 착한 사람이다. 첫 만남에서 드라이브를 했는데, 클랙슨을 울려야 하는 상황에서 클랙슨은커녕 양보를 하는 남편의 모습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첫날 이 남자와 꼭 결혼을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었다. 결혼 후에도 남편은 바르고 착한 한결같은 남자였다. 하지만, 결혼생활이 한해 한해 지날수록 남편이 많이 양보하고 많이 참아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껏 나랑 취향이 똑같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남편이 나에게 모두 맞춰주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남편은 본인의 행복과 욕구보다는 나와 가족, 친구들, 회사사람들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착한 사람(아이) 증후군’의 표본이다.     

 

 

착한사람(아이)증후군의 특징 

주로 자신의 욕구나 의견을 타인에게 우선시하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성격적 특징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우리 남편만 보아도 다른 사람의 편안함을 위해 너무나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억제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에 과도하게 순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충돌을 싫어해서 회피하려고 한다. 그렇다 보니 결혼생활에서 다툼이 거의 없다. 일방적으로 참아준다. 하지만 결혼생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일방적인 관계는 좋지 않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를 배려하며 영향을 주고받을 때 맺어진다. 

 

 

희생한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

우리 부부의 경우 연애때부터 현재까지 다툰 적이 거의 없다. 그건 아마도 남편이 양보하고 참아왔기 때문에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실 건강한 싸움은 필요하다는 기조기 때문에 마냥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싫다고도 할 수 없는 상태다. 남편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배려를 하다 보니 희생하는 사람이 되었고,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남편도 분명 내면에는 섭섭한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있을 텐데, 그 감정들로 인해서 지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응당 부부사이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절을 잘 못하는 남편은 본인이 힘들어도 일을 도맡아 업무가 지나치게 많다. 내 입장에선 사람들이 남편의 착한 마음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존재들로 느껴지지만, 그들의 입장에선 남편이 거절 의사가 없으니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럼 결국 의도하지 않았지만, 업무를 계속 떠넘기는 이기적인 사람과 힘들어도 업무를 계속 떠맡는 희생하는 사람이 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없어

늘 내가 남편에게 말하는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으니, 하기 싫은 건 거절해.라고 말하는데, 남편은 말이 쉽지 막상 그러려고 하면 마음이 약해진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밖에서 억울한 일, 말하기 불편한 것들은 사실 내 담당이다. 나도 결혼 전에는 그런 말을 잘 못해서 항상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대신해 줬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내 담당이 되었다. 집에서는 결혼 연차가 쌓이고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이제는 남편이 먹고 싶은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좋아지고 있지만,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을 남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내가 조언을 해줄 수도 없다. 하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 중에 인정받음의 욕구는 인간의 가장 큰 본능 중 하나이다. 본능이라는 것은 기대치를 낮춘다고 조절이 가능한 욕구가 아니다. 그러니 ‘회사에서 인정을 덜 받아도 되니, 일을 적당히 해야지.’라며 스스로를 위안해도 정작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착한 배우자를 위해서 해야 할 일

우선 우린 대화를 많이 나눈다. 밖에서 힘든 사람이 최대한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하면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가벼운 산책을 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내향형 사람이라서, 아내인 나 조차도 함께 있을 때 배려를 해야할 경우도 있으니 가끔은 정말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혼자 캠핑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그리고 나는 칭찬에 굉장히 인색한 사람인데, 남편은 칭찬도 잘하고 고맙다는 말을 참 예쁘게 잘하는 사람이다. 결혼 생활 내내 나도 많이 배워서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되도록 칭찬도 자주 하고, 잘 안아준다. 최대한 감사의 표현과 칭찬을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서 남편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중 하나인‘착한 사람증후군’은주변의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다른 이들의 요구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희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착한 사람 증후군을 지닌 이들은 자주 상처를 받고 자기 희생적인 행동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변에는 그들의 선의에 감사하고 인정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의 선의로운 행동이 세상을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런 착한사람증후군은 자랑스러운 특성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니 남편과 같은 착한 사람들이 더이상 배려로 지치지 않도록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고 챙길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도와주어야 한다.